LH 땅값, 집 다 지은 뒤 상환…'패키지형 공모사업' 첫 추진

정부가 민간분양 공공주택 용지 공급과 공공주택 건설사업을 결합한 ‘패키지형 공모사업’을 처음 추진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건설업계 부담이 높아지고 주택 공급이 줄어든 데 따른 조치다.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화신도시에 시범 사업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5월부터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고덕국제화신도시에 패키지형 공모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민간 사업자가 LH에 납부해야 하는 토지 분양대금과 LH가 민간 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공공주택 공사비를 상계 처리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1000억원 규모 민간분양 공공주택 용지와 900억원 규모 공공주택 건설공사를 패키지로 묶으면 민간 사업자는 차액인 100억원만 내고 우선 용지를 분양받을 수 있다. 민간이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공급하고 분양 이익을 거두면 2~3년 뒤 LH의 공공주택을 지어 사업을 마무리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토지 분양대금을 모두 납부해야만 그 위에 주택을 짓고 분양할 수 있었다”며 “패키지형 공모사업으로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고 민간의 초기 자금 부담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패키지 형식으로 짓게 될 공공주택에는 민간 브랜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간이 자체 브랜드를 내세우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시공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국토부는 시범 사업지로 고덕국제화신도시를 선택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C노선이 들어서는 데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건설로 민간 주택 수요가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고덕국제신도시 전체 주택 공급 계획 5만5000가구 중 1만2000가구를 패키지 형식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진현환 국토부 제1차관은 “패키지형 공모사업은 최근 침체 위기를 겪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 민간의 주택 공급 참여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사업 모델”이라며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H는 15일 서울 대치동 SETEC에서 민간을 대상으로 패키지형 공모사업 설명회를 연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